‘아무도 건들지 마세요’ 몸에 맞게 붙는 후디. 거기에 달린 모자까지 뒤집어 쓰면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실 실루엣을 가리려고 오버핏 후디를 입는 경우가 많지만, 슬림핏은 체형을 잡아주는 장점이 있다. 거기에 블랙이라면 더더욱.
실루엣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탓에 절개, 지퍼, 버튼 같은 디자인적인 요소도 더 잘 드러나는데. 단순히 대충 입은 후드티가 아니라 잘 꾸며 입은 태가 나는 것. 옷의 형태와 디테일에 신경 많이 쓴 브랜드 아이템 5가지를 추천한다.

태호서울의 TS 블러 후디(13만 원)
“나 그녀랑 헤어졌어. 그녀가 힙합이 아니라서.” 태호서울은 디자이너 권태호가 설립한 브랜드. A4에 자신이 쓴 글을 직접 프린트해 홍대 등지에서 나눠주고 붙이는 바이럴 마케팅으로 유명해졌다. 제품명이나 디테일 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는데. ‘예의 셔츠’, ‘우린 눈만 봐도 알잖아’와 같은 스토리가 담긴 네이밍이 특징이다.
TS 블러 후디는 제품 소개 자체에 ‘큰 후드로 익명 유지 가능’이라고 적혀있다. 실루엣은 핏하지만 후디 자체는 커서 여유 있게 쓰기 좋다. 후드 상단부에는 태호서울 로고 자수를 새겼고, 두 줄 봉제로 더 자연스러운 핏을 연출할 수 있다. 전면부에 크게 프린팅이 들어가있어 밋밋하지 않게 마무리 했다.

MYSTEPHENM의 볼륨 3.0 후디(16만 4천 원)
무채색 기반의 브랜드. 하지만 눈에 띄는 디테일이 특징이다. 개성을 10방울 정도 담은 기본 아이템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상의 대부분 밑단을 비대칭으로 절개하거나 크롭한 기장을 자랑한다.
볼륨 3.0 후디는 우선 원단 자체가 부드러워서 몸에 맞게 입어도 거슬림이 없다. 그리고 목 라인에 살짝 포인트를 줬는데. 곡선형 캔톤 디테일을 더해서 재밌게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안감에는 이질적인 텍스처를 가진 원단을 사용한 것이 특징.

AE SYNCTX의 후디드 볼레로(23만 4천 원)
테크웨어, 고프코어 감성의 AE SYNCTX. 2022년 서울에서 시작한 컨템포러리, 실험적 패션 레이블로 구조적인 실루엣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언어를 구축해가는 브랜드다.
테크웨어라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적인 디테일을 엿볼 수 있는데. 후디드 볼레로는 니트 소재의 후드 볼레로다. 왼쪽 소매에 사이드 포켓이 달려 있고 핑거홀이 더해진 소매가 특징. 입으면 손등까지 감싸준다. 기본 티셔츠나 셔츠 위에 걸치기만 해도 코디가 훨씬 풍성해 보인다. 단조로운 옷을 ‘꾸민 느낌’으로 바꿔주는 것. 어깨라인이나 팔뚝은 자연스럽게 가려주고 허리는 드러나서 비율이 더 좋아보인다.

LOADINGROOM의 벨벳 버튼 업 후디(19만 6천 원)
매번 독특한 방식으로 컬렉션을 전개해온 로딩룸. 패션은 물론, 사운드트랙과 설치 미술 작품, 그리고 영상을 활용해서 브랜드 정체성을 소개한다. 마찬가지로 겹겹이 레이어드된 아이템, 그리고 방수 지퍼나 데님을 활용한 워싱 등의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벨벳 버튼 업 후디는 신축성 있는 벨벳 저지가 원단이다. 소재 자체가 주는 느낌이 커서 일반 후디보다 훨씬 더 분위기를 살려준다. 특히나 데님과 함께 매치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버튼 디테일이 눈여겨볼 만 한데. 앞쪽에 버튼이 넥라인까지 달려 있어 다 채웠을 때는 하이넥 연출이 가능하며, 소매단에도 달려있어 밋밋하지 않게 입을 수 있다.

같은 블랙 후디라도 절개의 위치, 버튼 디테일, 그리고 어떤 원단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평범한 옷처럼 보여도, 여러 요소를 통해 어떻게 보여지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는 것.
이로써 익명성과 개성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블랙 후디. 이제, 당신만의 방식으로 코디해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