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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갈리아노, 그는 왜 자라를 택했나

자라와 존 갈리아노의 예상치 못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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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 디올, 메종 마르지엘라. 여러 패션 하우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존 갈리아노. 그의 공백이 길어지며 다음 행선지를 두고 수많은 추측이 오갔지만, 존 갈리아노가 선택한 건 다름 아닌 SPA 브랜드 자라(ZARA)였다. 그는 자라의 아카이브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오트 쿠튀르적인 접근을 통해 새로운 대중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잘 만든 옷’ 그 이상을 원하는 자라, 그리고 ‘대중성’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존 갈리아노. 보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패션계에 복귀를 선언한 그는 성별이나 계절을 초월하는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 자라의 유산을 존 갈리아노의 이름으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거대한 플랫폼을 통해 패션을 선보인다는 건 정말 짜릿한 일이다. 그리고 그들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그만큼 짜릿하다.”

한편 자라는 대중성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빠른 생산과 안정적인 디자인으로 대중들의 취향을 정확히 읽어온 자라가 이제는 브랜드의 깊이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자라의 고급화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스튜디오 컬렉션’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의 빠른 사이클에서 벗어나 연 2회만 공개되는 이 라인은 보다 정교한 구성과 완성도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2022년 새롭게 회장직에 오른 마르타 오르테가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패스트패션과 하이엔드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층 깊이 있는 방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존 갈리아노와의 협업 역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선택이다.

자라 창업주의 막내딸, 마르타 오르테가. 그녀는 기존 전략을 공격적으로 전환해 패스트패션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다시금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다.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 바로 ‘스튜디오 컬렉션’이었다. 존 갈리아노와 자라의 만남 역시 그녀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나는 그녀의 개방적인 방식이 참 좋다.” – 존 갈리아노

이번 시즌 자라가 공개한 스튜디오 컬렉션은 장인 정신, 그리고 편안함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을 선보였다. 여성복은 색감, 레이어링, 대비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며 현대적인 로맨틱 룩을 재해석했다. 앤티크 스타일 레이스를 더한 워싱 플로럴 슬립 드레스는 부드러운 실루엣의 트위드 코트나 스트라이프 라운지 슈트와 함께 스타일링해 세련된 무드를 완성한다. 연한 민트 컬러의 레이스 스커트에 화이트 크롭 티셔츠를 매치하거나, 핑크 체크 프린지 슈트를 캐미솔 위에 레이어링해 연출할 수도 있다. 레이스 밴딩 디테일의 아이보리 티어드 드레스에 실버 티 바 키튼 힐을 더한 스타일링은 은은하고 부드러운 셔벗 톤의 컬러가 돋보이는 이번 컬렉션 무드를 명확히 보여준다.

남성복은 여행과 자신만의 스타일링에서 영감을 받아 여유롭고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남성적 감각을 담았다. 여러 겹의 주름이 잡힌 팬츠는 오버사이즈 스트라이프 캠프 칼라 셔츠나 크로셰 니트, 가벼운 셔츠 아래로 넉넉하게 떨어지며 편안한 핏을 선사한다. 거즈 소재 셔츠와 부드러운 벨트 디테일의 슈트, 자수 장식 재킷과 루즈한 팬츠의 조합, 허리에 드로우 스트링을 더한 핀 스트라이프 슈트 등은 이번 시즌 남성복이 지향하는 실루엣을 드러낸다.

자라 스튜디오 아동복 컬렉션은 수공예적인 감성과 여름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담았다. 크로셰 니트 가디건, 패치워크 선드레스, 스트라이프 스웨터와 리넨 팬츠는 민트, 피치, 옅은 블루 등 햇살에 바랜 듯한 컬러로 구성했다. 자수 장식의 캠프 칼라 셔츠는 코튼 쇼츠와 함께 매치하고, 판초 스타일의 니트는 심플한 드레스 위에 레이어링해 연출할 수 있다. 스티치 가디건은 플리츠 팬츠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감성과 실용성이 조화를 이루는 아동복 컬렉션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번 스튜디오 컬렉션 캠페인은 바론 앤 바론(Baron & Baro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아래 세계적인 사진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완성했다. 여성복은 스티븐 마이젤(Steven Meisel), 남성복은 마크 킨(Mark Kean), 아동복은 코토 볼로포(Koto Bolofo)가 촬영을 맡아 각 라인의 독창적인 미학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자라가 추구하는 프리미엄의 가치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대중성을 원하는 존 갈리아노와 그 이상을 원하는 자라의 예상치 못한 만남. 과연 그들은 어떤 피스를 세상에 내놓을까? 그의 손길이 닿은 컬렉션은 올해 9월부터 2년간 자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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