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제니가 쏘아 올린 ‘발가락 신발’ 열풍 기억하는가. 얼핏 보면 진짜 양말 같기도 한 독특한 디자인의 신발은 단번에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발가락 신발을 신고 거리에 등장했다. 그 발가락 신발 브랜드가 바로 ‘비브람’이다.



사실 비브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발 좀 신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내구성이 독보적이기 때문. 한 번쯤 본 적 있을 운동화 밑창 옆 부분에 붙은 노란색 로고, 모두 비브람이다. 최근 출시된 엑슬림 X 호카 ‘마파테 스피드 2’부터 로우클래식 ’T-1 비브람 스니커즈’, 로아 등 수많은 브랜드들이 비브람 아웃솔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비브람 로고 하나 있으면 왠지 튼튼해 보이고, ‘믿고 사는 운동화 느낌’이 팍팍 든다. 아무리 유명해도 그 이유는 알고 구매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스토리는 7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5살 때부터 등산을 사랑한 소년

천재적 등산가이자 비브람 아웃솔을 최초로 만든 사람, 비탈레 브라마니다. 그는 1900년 5월 3일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비탈레 브라마니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여섯 살 때 집 발코니를 기어오를 정도로 활동적이었고, 열네 살 무렵 본격적으로 산을 타기 시작했다.

열다섯 살에 밀라노를 기반으로 한 역사적 산악회 ‘세엠(SEM)’에 가입했는데. 당시 세엠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휴식을 위해 만들어진, 이탈리아 초기 산악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단체였다. 비탈레 브라마니는 알프스산맥 곳곳을 등반하며 이름을 알렸고, 용감한 산악인에게 주는 금메달까지 받게 된다. 그가 산악인으로서 천재적 재능을 지니고 있었던 건 모두가 인정한 사실이였다.
비극적 사고가 일어났다

1935년, 브라마니의 인생을 바꾸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가 속해 있던 세엠 산악회는 겨울철 푼타 라시카 등반에 나섰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악천후가 덮쳤다. 그때 꽁꽁 언 바위와 땅 위에서 등산화가 견디지 못해 미끄러졌고 신발과 발이 얼기 시작했다.

결국 피난처까지 도착하지 못한 여섯 명의 대원들은 바위 틈에서 동사해 끝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팀원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던 비탈레 브라마니. 탄탄대로의 삶을 살아오던 그에게는 충격적인 사고였다. 이 비운의 사고가 비브람의 밑창의 탄생 계기가 된다.
철 대신 고무를 선택했다

동료를 잃은 후 상실과 충격이 컸던 비탈레 브라마니. 다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그 원인을 집요하게 찾아냈다. 사고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등산화 밑창이었다. 당시 등산화 밑창에는 무거운 철제 못이 박혀 있었는데, 이는 미끄러운 암벽과 얼음 위에서 제대로 된 접지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이후 비탈레 브라마니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밑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2년 동안 극한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등산화 밑창을 만드는데 전념했다. 이 시기에 그의 천재적인 발상이 빛을 발했다. 기존 밑창의 무거운 철제 못을 과감하게 버리고,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고무’를 밑창 소재로 사용한 것.
수년간 테스트한 결과 고무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내구성은 물론 접지력과 미끄럼 방지 성능까지 뛰어났다. 마침내 1937년, 비탈레 브라마니는 ‘비브람 카라마토 밑창’을 발명하고 특허까지 냈다. 지금까지 수많은 브랜드의 밑창을 책임지고 있는 그 비브람 아웃솔의 시작된 시점이다.
한계를 돌파했다
“첫걸음을 내딛는 일부터 이토록 어려운데, 이 길고 끔찍한 등반을 어떻게 완수하겠습니까. K2는 아무도 정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1909년 이탈리에 탐험가 겸 등산가 ‘루이지 아메데오 디 사보이나’는 K2 등반을 실패 후 이렇게 말했다. 당시 K2는 인간이 정복할 수 없는 산처럼 여겨지기도 했다고. 하지만 45년 뒤, 그 불가능을 비브람은 현실로 성공해냈다. 이탈리아 원정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 K2를 정복한 것. 그들의 발에는 비브람 카라마토 밑창으로 만든 등산화가 있었다.


“당신이 우리에게 제공한 비브람 밑창은 K2 원정대에 대단히 유용했습니다. 어프로치 동안 오랜 행진에서 내구성과 저항성을 보여주었고 바위와 얼음이 혼합된 지형에서 완벽한 접지력을 집증하며 원정대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사건은 비브람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단순히 튼튼한 신발 밑창이 아니라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아웃솔’이라는 신뢰를 얻게 된 것이다.
그래서 비브람 어떤 신발이 있는데?
다양한 밑창을 테스트하고 선보였던 비브람. 그럼 비브람에서 출시된 가장 대표적인 파이브핑거스와 비브람 후로시키를 살펴보자.
1. 비브람 파이브 핑거스
2007년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발명품에 이름을 올린 신발. ‘발 장갑’의 형태를 갖춘 이 신발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걷기’라는 개념을 혁신했다. 아웃솔의 두께, 컴파운드, 트레드 디자인에 의해 착용감과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에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 신발의 사용 용도에 따라 제품을 결정하면 된다.
- V-RUN (22만 9천 원)
가벼운 쿠셔닝을 자랑하는 4mm의 미드솔. 발의 피로도를 줄여주며, 로드 러닝, 피트니스에 적합. 파이브 핑거스 입문자에게 추천.

- SCRAMKEY (24만 9천 원)
두툼한 6mm의 메가그립 아웃솔로 확실한 접지력을 보장한다. 거친 자연 지형이나 바위, 트레일 러닝에 적합.

- V-TRAIN 2.0 (19만 9천 원)
실내 운동용으로 적합한 제품. 헬스장 내에서 착용하기 좋으며, 실외에서는 가벼운 산책, 캐주얼하게 신기 적합.

- V-SEOUL (16만 9천 원)
여름에 신기 좋은 샌들 형태의 여성용 파이브핑거스. 벨크로 스트랩이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5mm의 얇은 밑창이 특징. 필라테스나 요가 같은 운동에도 신기 편하다.

2. 비브람 후로시키
물건을 포장하는 일본의 후로시키 예술 기법에서 본떠 디자인된 신발. 발을 붕대로 감싸는 듯한 형태가 특징이다. 각자의 발에 맞는 핏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착용감이 뛰어나다. 발가락을 드러내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적합한 선택이 될 것.
- FUROSHIKI ORIGINAL (17만 9천 원)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해 발 모양에 자연스럽게 밀착된다. 콩벌레 모양으로 신발을 접을 수 있어 휴대성이 좋다. 여행 갈 때 챙겨가기 제격이며, 가벼운 산책을 할 때도 신기 좋다.


실제로 신어보고 싶다면?

일부 편집숍에 제품이 존재하지만, 한국에서 비브람을 만나볼 수 있는 공식 오프라인 공간은 딱 한곳이다. 성수동에 위치했으며,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 시 맨발 실측 사이즈를 남기면 원하는 제품을 더욱 빠르게 만나볼 수 있다고. 당일 예약은 불가하며, 2회 이상 노쇼 시 이용 제한이 생길 수 있다.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54 광용빌딩 2층
이제 그 노란 로고가 다르게 보인다

안타까운 산악 사고를 계기로 생존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브랜드 비브람. 신발 밑창의 최강자인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제 앞으로 구매를 눈여겨보는 신발 밑 부분에 노란 로고가 빛난다면, 내구성과 접지력만큼은 믿고 신어도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