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색 셔츠에 베이지색 팬츠. 일명 ‘상수룩’.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이맘때, 짧은 기간 동안만 즐길 수 있는 간절기 대표 코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만큼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무난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에디터 또한 남들과 겹치는 코디를 기피하기에 잘 입지 않는데. 또 이맘때만 즐길 수 있는 코디를 포기하는 것도 아쉽다. 아무래도 봄에는 셔츠에 손이 자주 가기 때문. 에디터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당신을 위해, 똑같은 상수룩도 조금 더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했다. 한 번 알아 두면 봄가을 시즌마다 유용하게 써먹을 꿀팁을 확인해 보자.

일단, 룩의 핵심은 제대로 살리자
상수룩의 핵심은 ‘매니쉬한 무드’다. 블라우스처럼 부드러운 소재감이 아닌, 빳빳한 소재의 셔츠를 선택할 것. 하의로는 탄탄하고 두꺼운 소재의 치노 팬츠를 입는 것이 정석이지만, 소재보다 중요한 것은 핏이다. 와이드한 핏의 팬츠를 선택해 직선적인 실루엣은 반드시 살리자. 전체적인 핏만 통일감 있게 잡아줘도, 이도저도 아닌 듯한 애매한 룩이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페세스, Ment classic shirt (139,000원)

르바, Relaxed Cotton Chino Pants (142,000원)
아직 치노팬츠를 소장하고 있지 않다면, 르바의 제품을 추천한다. 핀턱이 잡혀있어 입체적인 실루엣이 느껴짐과 동시에 전체적인 핏은 와이드하게 떨어져 고급스러운 무드의 상수룩을 연출하기 딱이다.

스타일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완성도는 다 같을 수 없다
룩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화룡점정 아이템은 바로 ‘신발’이다. 상수룩에 매치할 신발로는 로퍼가 적합하다. 특유의 시크하면서 클래식한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기 때문. 로퍼에도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특히 눈여겨 봐야 할 아이템이 있다. 슬라우치 로퍼. 얇은 가죽으로 제작되어 주름이 잔뜩 잡힌 로퍼를 뜻한다.

2024 S/S 패션쇼에는 자연스럽게 주름 잡힌 흐물거리는 형태의 가방이 대거 등장했다. 로에베, 더 로우, 보테가 베네타. 너도 나도 슬라우치 백을 선보이며 패션계에 새로운 ‘주름’ 트렌드를 만들었고, 그해 F/W 시즌에서는 카테고리가 부츠로 확장됐다. 옷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맘때 스파 브랜드나 국내 브랜드에서 선보였던 주름 잡힌 부츠를 많이 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로퍼에 적용시킨 것이 2025 S/S 미우미우 컬렉션이다. 미우미우를 시작으로 더 로우, 생로랑 등 수많은 브랜드에서 슬라우치 로퍼를 선보이며 지금까지도 메인 트렌드로 지속되고 있다.
그러니,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투박한 형태의 로퍼는 잠시 제쳐두고 납작하고 슬림한 형태의 슬라우치 로퍼를 물색해 보자. 남들이 평범한 상수룩에 평범한 로퍼를 꺼내 신을 때, 절대 겹칠 일 없는 새로운 실루엣의 로퍼로 차별성과 완성도를 제대로 챙길 수 있다.

카하라, 누보 3호 블랙 (218,000원)
장인 한 명이 모든 제작 과정을 책임져서 만든 슈즈. 유연한 소가죽을 사용해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구겨지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슈즈 전체를 촘촘히 감싸고 있는 주름이 특징.


타크트로이메, 신스 셔링 포인티드 토 플랫 로퍼/블로퍼 (125,000원)
너무 자글자글한 주름이 부담스럽다면, 앞 코 부분에만 주름 디테일이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살짝 스퀘어 라인으로 빠진 쉐입이 특징. 뒤 축을 접어 블로퍼로도 연출할 수 있다.

디테일, 은근 역할이 크다
‘옷 입기’와 ‘스타일링’은 확연히 다르다. ‘하늘색 셔츠에 베이지색 팬츠’가 상수룩의 메인 아이템이긴 하나, 단순히 셔츠와 슬랙스만 입어서는 차별화를 줄 수 없다. 차별화는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상수룩의 또 다른 포인트는 셔츠를 팬츠 안에 넣어 입는 것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벨트로 디테일을 더해볼 수 있다. 물론 무드를 해치지 않는 아이템 선택이 중요하다. 클래식 이스 더 베스트. 딱 이럴 때 쓰는 말이다.
포인트 줄 수 있는 또 다른 아이템은 뭐가 있을까. 원조 홍상수 감독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바로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작지만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안경’이다. 아무래도 볼드한 형태의 뿔테보다는 스테인리스로 된 가벼운 형태의 안경이 클래식한 멋을 살리기에 제격이지만, 요즘에는 뿔테안경도 다양한 형태로 나온다. 알이 너무 크거나 네모난 프레임보다는 동그란 프레임에 얇은 두께를 선택해 보자. 이지적인 분위기를 손쉽게 연출할 수 있다.

원브릴리언트, Addison-OB409-Silver (65,000원)

포지타노, CELIO C2 BROWN (41,500원)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과감한 ‘변형’에 있다
상수룩을 대표하는 ‘하늘색’과 ‘베이지색’. 그 기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컬러 변형을 시도해보자. 은은한 스트라이프 패턴이 들어간 셔츠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직선적인 실루엣’은 지키되, 취향에 맞게 아이템만 살짝 변형해보자. 그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나만의 상수룩을 완성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파사드패턴, 빈티지 스트라이프 셔츠 (19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