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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누가 성심당 원툴이라고 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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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노잼도시 하면 대개 두 도시를 떠올린다. ‘대전’과 ‘울산’. 울산 출신 에디터로서 바다 말고는 보여줄 것이 없다 생각하여 인정했다. 대전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성심당 원툴’이라는 별명을 인정하는 모습에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겠거니 생각했다.

일 때문에 대구에 여자친구를 두고 서울로 올라온 뒤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서울과 경상도. 장거리 연애 초보인 만큼, 중간 지점이라며 만남의 장소로 채택한 곳은 ‘대전’이었다. 마침내 울산과 같은 운명을 지녔다는 대전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지하철부터 신선했다. 교통카드를 태그하자 산뜻한 새소리로 대전에 처음 온 에디터를 반겨줬다. 지하철 입장만큼 대전의 분위기는 평화로웠다.

성심당 원툴이라고 하기에는 재밌는 콘텐츠들이 꽤 몰려있다고.

여기,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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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명에서부터 그 분위기가 시작된다

큰 대, 밭 전, ‘大田’. 순우리말 이름은 ‘한밭’이다. 이름 그대로 대전은 큰 밭이 있는 충청도 주요 농경지로 오랜 역사를 이어왔다.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공주와 회덕 사이에 위치한 한적한 벌판이었다고.

넓고 평화롭던 들판에 대격변 수준의 변화가 찾아온 시기는 일제강점기 시절이었다. 1905년 경부선, 1914년 호남선. 모든 철도가 대전역을 거쳐가기 시작하면서 대전은 순식간에 ‘교통 중심지’가 되었다.

충남도청도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했다. 일제의 농산물 수탈 중심지로서 슬픈 역사를 나눔과 동시에 신흥 도시로서 성장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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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돌이, 과학 도시의 시작

대전이 교통 요충지라는 타이틀을 넘어 ‘과학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추게 된 결정적 계기는 ‘엑스포’다. 꿈돌이와 함께 그 시절 꿈 가득한 아이들은 모두 대전으로 모였다. 대전 엑스포를 통해 1988년 올림픽 이후 또 한 번 기대를 가득 안으며 세계로의 도약을 꿈꾸게 되었다.

1893년 시카고 엑스포에서 기와집으로 참가한 지 100년 만에 주최국으로 엑스포를 만났다. 1993년 대한민국이 기술과 경제적으로 한창 성장할 시기였기에, 대전 엑스포는 한국의 황금기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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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날아다니는 자동차, 최첨단 가전제품들이 놓인 대우 전시관, 현대가 보여준 자기부상열차 등 말로만 듣던 한국 기업들의 기술을 자랑했다. 막 컴퓨터가 대중화되던 시기였기에 사이버틱한 상상으로 가득 찬 엑스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과는 대성공. 90일 동안 당시 대한민국 인구 약 1/3인 1,4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기록했다.

대전은 박차를 가해 대덕연구개발특구와 같은 과학 도시 위상을 강화했고, 대전에는 첨단 기술 기업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성심당 원툴, 노잼 도시? 아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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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시절을 누리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대전은 ‘성심당’ 그 자체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전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엑스포가 아닌 ‘노잼 도시’. 대전 가서 뭐해?라는 물음에 “칼국수 먹고 성심당 가”라는 단호한 대답이 대전 사람들 모두에게 공식처럼 적용되었다.

<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 분석하는 책이 있을 정도로 이미지가 굳어져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흥동, 선화동, 소제동 일대에 독립서점과 소품샵, 카페까지. 그 이름이 무색하게 돌아다니기 바쁜 곳이다. 대전, 꽤 유잼도시다.

❶ 프렐류드, 문구 성지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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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문구를 만들고, 밤에는 문구를 씁니다”

2015년부터 성심당에서 멀지 않은 위치, 선화동에 자리 잡고 있는 대전의 대표적인 소품샵 ‘프렐류드’. 문구 성지라고도 불린다. 색감 좋고 귀여운 스티커, 문구 등 소장 욕구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가득한 곳이다. 특히 학생 때 이후로 잘 사용하지 않았던 연필과 지우개를 잔뜩 사버릴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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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마다 여러 작가님들의 작품도 전시처럼 아기자기하게 배치해둬 새로운 작가님을 만날 수 있는 사사로운 만남의 광장이 되어준다. 꿈돌이 스티커가 남아있다면 꼭 챙겨올 것.

이곳을 방문한다면, 프렐류드가 정리해둔 유잼도시 대전 가이드를 받을 수 있으니 계획 없이 대전을 방문했다면 가이드를 위해서라도 프렐류드를 방문해 보자.

❷ 다다르다, 여기 독립서점은 진짜 다르다

목적이 성심당이었다면, 이곳을 참을 수 없다. 성심당에서 도보 1분, 살포시 발걸음을 옮기기 딱 좋은 위치에 있는 대전의 독립서점 ‘다다르다’. 대전 여행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입 모아 말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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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영수증 버려주세요”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다다르다의 시그니처, 서점에서 직접 쓴 ‘영수증 서평’이 그 이유를 알려준다. 어떻게 하면 책을 조금 더 친근하게 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작은 시도였다. 영수증 하단에 작가의 문장을 함께 적어 전달한다. 짧지만 머릿속에 박히는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손님들의 관심을 책으로 이끄는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성심당을 중심으로 문화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대전, 그 시작점인 다다르다에서 독립서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❸ 성심당, 솔직히 가봐야지

돼지국밥이나 해산물을 먹어야 부산 여행 갔다 왔다고 말할 수 있듯, 성심당 명란 바게트를 먹어야 대전에 갔다 왔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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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빵 가격은 유명 관광지라 비싼 거 아니냐는 의심도 거두게 만든다. 소금 빵 하나에 1,500원으로 웬만한 성수동 소금 빵에 비해 저렴하다고.

명란 바게트는 에디터의 최애 메뉴고, 성심당 대표 메뉴 ‘튀김 소보로’는 개당 1,700원이다. 그 외에도 튀소구마, 판타로 부추빵 등 다양한 빵이 준비되어 있다. 긴 줄을 기다리고 들어서면 모든 빵을 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터.

❹ 대전 빵집은 믿고 들어갑시다

칼국수, 빵, 밀가루가 맛있는 도시다. 오랫동안 성심당이 자리 잡은 곳인 만큼 ‘빵순이’들에게 최고의 여행지가 바로 여기일지도 모른다. 성심당 출신 베이커리부터 맛있다고 정평 난 빵집까지. 빵지순례만을 목적으로 놀러 와도 하루가 다 갈 것이다.

공간부터 정이 느껴지는 휘낭시에 맛집 ‘정동문화사’, 과일 산도와 비주얼로 눈부터 사로잡는 ‘콜드버터베이크샵’ 등 빵에 진심이라면 소확행이 아닌 ‘대확행’을 느낄 수 있을 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도시, 대전에 대한 오해는 접어두고 이번 주말은 대전으로 향하는 기차표를 끊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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