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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시네필들은 이 영화를 발견했다

5월, 조금 특별한 영화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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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급변하는 계절처럼 극장 역시 천천히 변화하는 감정들로 채워진다. 누군가는 오래된 기억을 더듬고, 누군가는 끝내 말하지 못한 마음 앞에 멈춰 선다. 서로 다른 시간과 얼굴을 지닌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영화가 여전히 우리를 낯선 감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바라본다. 스쳐 지나가는 침묵과 쉽게 설명되지 않는 관계,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장면들까지.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어느새 우리의 계절과도 겹쳐진다. 5월, 잠시 현실의 속도를 늦추고 영화가 건네는 감각 속으로 들어가 보길 바란다.

아트하우스 모모 : 에릭 로메르 감독전 – Week 1.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5월 23일부터 6월 14일(일)까지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시네아스트이자 모럴리스트 에릭 로메르 감독의 대표작 12편을 조명하는 감독전을 진행한다. 에릭 로메르의 대부분의 작품이 연작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는 점에 착안해 이번 기획전에서는 그의 작품을 연작 시리즈별로 나누어 상영할 예정. 

1920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에릭 로메르(Éric Rohmer)는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 초기 필진으로 비평을 기고하면서 영화 경력을 시작해 1959년 첫 장편 영화로 데뷔했다.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장을 맡기도 한 영화 평론가, 감독이자 소설가 에릭 로메르는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등의 감독들과 함께 누벨바그를 이끈 주역이며, 끝까지 영화의 예술성에 천착하며 누벨바그 감독들과는 다른 노선을 걸었다.

첫 번째 소개될 에릭 로메르의 연작 시리즈는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다. ‘도덕 이야기’는 로메르가 단편 소설 형태로 썼던 문학을 영화로 만든 것이며 모럴리스트 에릭 로메르의 면모가 돋보이는 연작 시리즈다. 프랑스어 ‘모럴(moral)’은 ‘도덕, 교훈적인’이라는 뜻 외에도 ‘정신’이라는 넓은 개념을 함의하고 있으며 ‘모럴리스트(moraliste)’는 도덕가(moralisateur)와는 다른, 인간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철학자에 가깝다. 

이번 기획전에는 <수집가>(1967)부터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1969), <클레르의 무릎>(1970)까지 총 3편의 ‘도덕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상영과 더불어 김호영 프랑스학과 교수와 함께 ‘도덕 이야기’ 연작 시리즈로 프랑스식 감수성을 충실히 계승한 에릭 로메르에 대한 강연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 

에릭 로메르에게 있어 도덕 이야기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그 행동을 하는 동안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묘사하는 이야기’를 의미했다. ‘도덕 이야기’ 연작 시리즈를 통해 모럴리스트 에릭 로메르의 정신으로 함께 들어가 보길 바란다. 

에릭 로메르 감독전 WEEK 1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 상영 이후에는 ‘희극과 격언’, ‘계절 이야기’ 연작 시리즈 상영이 이어질 예정이다.

5월 23일 ~ 6월 14일, 아트하우스 모모

한국영상자료원 : 홍상수 전작전 – 인트로덕션

한국영화계의 독보적인 작가, 홍상수 감독의 데뷔 30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전작을 조명하는 기획전이 5월 2일부터 6월 13일까지 시네마테크KOFA에서 열린다. 이전 한국영화의 문법에서 벗어난 서사 구조로 새로운 장을 연 1996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2026년 5월 6일 개봉을 앞둔 34번째 장편영화 <그녀가 돌아온 날>까지 그는 지난 30년간 평균 일년에 한 편 이상의 작품을 연출해왔다. 

그의 렌즈는 언제나 우리의 가장 평범한 일상을 향한다. 골목길, 카페, 그리고 술자리에서 오가는 남녀의 대화 속에서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위선, 관계의 민망함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본다. 이토록 사실적인 풍경은 미세하게 어긋나는 시간과 시점 속에서 종종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기묘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반복과 변주’ 그리고 ‘제작의 경제성’을 토대로 한 홍상수만의 창작 방식은 이러한 현장의 우연성조차 작품의 일부로 수용하며 확고한 영화적 세계를 구축해냈다.

어떤 환경에서도 타협 없이 고수해 온 특유의 미장센과 작가주의적 태도, 그것이야말로 그를 이 시대의 위대한 시네아스트라 부르는 가장 명확한 이유일 것. 이번 전작전은 시네마테크KOFA 1관에서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그녀가 돌아온 날>까지 제작 연도 순으로 상영되며, 2관에서는 최신작부터 데뷔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순으로 상영된다. 아울러 기획전 기간 동안 영화 평론가들의 심도 깊은 강의와 대담, 작품을 빛낸 배우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 홍상수 감독과 다수의 영화 작업을 한 박홍열 촬영감독의 시네 토크 등 그의 영화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그의 영화에 익숙한 기존 관객은 물론, 새롭게 작품 세계에 입문하려는 관객 모두에게 이번 기획전이 뜻깊은 ‘인트로덕션’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5월 2일 ~ 6월 13일, 한국영상자료원

아트나인 : 아녜스 바르다 감독전

아트나인의 아홉 번째 월례 기획전의 주인공은 바로 아녜스 바르다 감독이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전’에서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유일한 여성 감독이자, 사진과 영화,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대를 기록해온 작가, 아녜스 바르다(Agnès Varda)의 주요 작품을 상영한다.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일상의 얼굴과 시대의 풍경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기록해온 바르다의 대표작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부터 <아녜스 바르다의 해변>까지, 그의 영화 여정을 아트나인에서 만나보자.

또한 5월 30일에는 그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아트나인에서 아녜스 바르다의 작품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상영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와 픽션, 사진과 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저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과 삶을 가장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아녜스 바르다와 사진작가 JR이 함께 완성한 특별한 로드무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멋진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는 게 난 좋았어. 우연은 항상 최고의 조력자였거든” – 아녜스 바르다

5월 23일 ~ 6월 7일, 아트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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