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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짜리 전시가 열린다

공실 프로젝트, 국내 신진작가 6인의 전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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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곳곳의 공실을 임시 점유하며 주어진 공실을 활용해 전시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공실 프로젝트’가 오는 5월 15일부터 기획전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공실 프로젝트에서 주최하는 3회차 행사로, 권영환, 배윤재, 손배영, 이연진, 전형배와 금지수, 홍다린총 6명(팀)의 작업을 소개한다.

그들이 이번에 새롭게 마주한 공실은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6층 건물로, 최근까지 한 임차인에 의해 사무실로 사용되던 공간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의 공간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이번 전시는 영상, 설치, 사진, 사운드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각각의 방식으로 임시 점유하고 재정의하는 현장을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제목이 시사하듯 무언가를 찾거나(find) 발견하는(found) 행위가 형성하는 시간적·개념적 관계를 바탕으로 전시작들의 출발점과 작업 과정에 주목하며 일상에서 간과되던 미시적 존재와 감각을 다시금 호출한다.

참여 작가는 19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세대를 아우른다. 이들은 각기 고유 의시각언어를 기반으로한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을 주로 선보여왔다는 공통점을 지니며, 이번 전시에서는 구작과 더불어 공실 현장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제작된 신작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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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이 위치한 골목과 맞닿은 외벽에 설치된 이연진(b. 1994)의 장소특정적신작 〈The monkey line – 원숭이줄〉(2026)은 건물 상단에서 하부로 길게 뻗어 나가는 거즈를 통해 건축물의 기하학적 형태 위 불안정한 점유를 시도하는파사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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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의 여러 지점에 모래로 짧은 텍스트를 남기는 방식으로 설치된 손배영(b. 1989)의 〈기록하지못한 만남들
의 기억〉(2026)은 1층 실내에서 관람객을 처음 맞이한다. 이는 작가가 일상 속에서 비닐봉지를 마주쳤을 때 즉
시 실감했으나 미처 기록하지 못했던 생각과 감정을 간결한 텍스트 형태로 환기하는 작업이다. 관람객은 공간
곳곳에 흩어진 문장들과 우연히 마주하며 이미 소멸된 순간들과 뒤늦게 조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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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는 홍다린(b. 2002)의 〈불안줄〉(2026)이 소개된다. 폐자재, 밧줄, 호스 등 각종 오브제와 전선을 엮어 ‘불안’이라는 감정적 상태를 거대한 사물로 가시화한 작품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선 자신과 그것들을 연결해줄 선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는 작가에게 ‘선’이 의미하는 바를 시각화한다. 한편, 작가는 2층과 5층에 놓인 수납장에서 〈올려다보기를 거부하여 내려오기ᅳstigma〉(2024)와 〈이들을 바라보는 방법〉(2024)을 선보이며 기존 사회구조에 의해 실행되는 ‘평등’의 개념적 모순과 그 규범 안에서 낙인 찍힌 자들이 자신들이 위치한 ‘바닥’에서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수행하는 ‘위를 올려다보지 않는 행위’를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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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는 앞서 1층에서 소개한 손배영(b. 1989)의 또 다른 작품이 전시된다. 〈구름은 보이지 않았다–도시 기상에 관한 노트〉(2026)는 도심을 떠돌아 다니던 비닐봉지가 잠시 머문 자리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계단 모서리, 담벼락 아래, 도로의 가장자리처럼 도시의 통행과 관리의 흐름에서 비껴난 장소에 남겨진 비닐봉지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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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에 다다르면 과거 창고로 활용되던 복도의 잉여 공간을 전시장으로 전환시킨 배윤재(b. 2001)의 〈Pssssss(쉿…)〉(2026)를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레이저 수평기, 거울, 돋보기, 형광물질, UV 램프, 가습기와 같은 다양한 사물들을 활용하며 이 공간을 일종의 실험실 삼아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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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에서는 일상적 재료인 데오도란트를 공간에 도포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권영환의 신작 〈화이트노이즈〉(2026)
가 후각을 찌른다. 통창이 있는 꼭대기 층이라는 점 때문에 외부환경과 가장 가깝게 느껴지면서도 다른 층들과는
가장 단절된 상태를 유지하는 이 층에서 작가는 인위적으로 조성된 깨끗함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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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층에 위치한 작업들이 각자의 다양한 방식대로 ‘찾기’와 ‘발견하기’를 풀어내는 반면, 지하 1층에 위치한 전형배와 금지수(b. 1996, b. 1996)의 〈둥지〉(2026)는 대회의실로 이용되던 공간의 조명을 일괄 소등한 채 오롯이 청각에 의지하여 감상할 수 있는 사운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소리’라는 존재가 일종의 ‘진동’이라는 점에서 착안하여그 진동이발화하는 공간을 구성하고자 했던 둘은 도심 속에서 공간의 주인과 용도가 바뀔 때마다 남겨지는 구조물들이 지닌 개별의 형태와 밀도에 집중하여 이들의 물리적 성질을 반영하는 사운드를 라이브로 송출한다. 관람객들은 지하 1층의 입구에서 마주하게 되는 복도를 거닐며 이러한 잔해물들이 내뱉는 소리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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