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삼체>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참여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영화관에 <듄>이 있다면, 넷플릭스엔 <삼체>가 있는 셈. 삼체는 SF작품계의 노벨 상인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 작가 류츠신의 동명의 원작을 각색했다.

<삼체> 뒤에는 끔찍한 사건이 숨겨져 있다. 소설 <삼체>를 보고 반했던 중국의 억만장자가 영화화를 시도했었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끝내지 못했던 것. 삼체는 어쩌다 억만장자 ‘린 치’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
야망 넘치던 자수성가 청년, 린 치(林奇)
린 치는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게임을 제작하여 큰 성공을 거둔 ‘유주 게임즈(Yoozoo Games)’의 대표다. 중국판 포브스 ‘후룬’에서는 그를 ‘2020년 전 세계 자수성가 청년 부호’ 4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 그가 엄청나게 빠져있던 소설이 있었으니. 바로 <삼체>다.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받은 작품인 만큼 린 치는 이 소설에 푹 빠져있었고, 이를 영화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중국판 스타워즈를 만들고 싶어

<삼체>의 판권 먼저 사 들여야 한다. 그러나 매력적인 작품인 만큼, 모두가 이를 원하고 있었고, 린 치는 지적 재산권에는 무지했다. 그렇게 새로운 인연인 동갑내기 변호사 쉬야오를 영입한다. 젊은 나이에도 초대형 재벌 그룹 법무 자문 위원으로 많은 거래들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능력 있는 변호사였다. 린 치는 쉬야오에게 CEO 자리와 한화 약 37억 원 상당의 연봉을 제시했다.
갖은 노력 끝에 거액을 들여 삼체의 판권을 얻는데 성공했다. 쉬지 않고<왕좌의 게임> 각본가 데이비드 베니오프, 넷플릭스와 접촉했다.
저 자식 언제 뒤통수 칠지 몰라

그러나 이후 CEO로서 쉬야오의 무능이 계속 드러나면서, 린 치는 그의 연봉을 ¼ 수준으로 삭감하고, 그의 자리를 조금씩 밀어냈다. 겉으로 괜찮은 척하던 쉬야오는 린 치에게 배신당하는 상상을 하며 엄청난 앙심을 품게 된다.
화학 선생님이 마약을 제조하며 일어나는 사건을 소재로 한 인기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팬이었던 쉬야오는 자신이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이 되기로 한다. 린 치를 ‘독살’하기로 마음먹은 것.
내가 월터 화이트다

치밀하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돈이야 벌 대로 벌었으니 금전적인 걱정은 없었다. 검열이 일상인 중국에서는 그의 계획을 진행할 수 없었다. 여러 사람의 명의로 된 대포폰 160개를 확보하여 일본으로 넘어갔다.
먼저, 그는 각종 의약품과 재료들을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도록 일본에서 무역회사를 설립했다. 160개의 대포폰은 어디에 쓰이냐고? 약품 구매 개수 제한은 그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160명의 대포폰 회사 직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제약회사 못지않게 많은 의약품을 손에 넣었고, 독약 제조를 시작했다.

독약 개발을 진행하는 동안 동물 실험으로 많은 생명들도 목숨을 잃었다. 자연스럽게, 린 치가 왜 죽었는지 모르게 죽이는 것이 그의 목표였고, 잡혀가지 않아야 했다. 수많은 능력 있는 변호사들을 고용했고, 혹시나 걸릴 수도 있으니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했다.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는 것이었다.
모든 준비는 마쳤다

린 치는 <삼체>의 판권을 넷플릭스에 팔았고, 드라마는 성공 가도를 달릴 준비를 마쳤다. 반대편에 있던 쉬야오도 그런 린 치를 죽일 준비를 마쳤다. 마지막까지 독약의 성능을 확인하고, 독살 계획을 실행한다.
‘유산균 30알’로 변신한 쉬야오 특제 독약.
한창 바빴던 린 치에게 걱정을 하는 척하며 유산균 알약을 건넸다. 린 치는 아무런 의심 없이 쉬야오의 선물을 고맙게 받고, 매일 복약했다. 날이 갈수록 약해지는 린 치의 몸, 그는 복어독이 포함된 여러 독에 중독되었고,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자마자 린 치의 몸이 안 좋아졌으니, 쉬야오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향했다.

쉬야오는 그동안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중국 앞에서 그의 준비는 무용지물이었다. 중국은 모든 통신을 감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린 치를 살리려 독약의 성분을 알아내려 했지만, 앙심만 남아버린 쉬야오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린 치는 결국 세상을 떠났고, 쉬야오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린 치는 그의 꿈이었던 삼체의 성공을 뜬 눈으로 마주하지 못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삼체>를 둘러싼 독살 사건.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결국은 복수를 성공한 쉬야오의 행동을 보면, 올드보이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복수심은 건강에 좋다. 하지만 복수가 다 이루어지고 나면 어떨까?”
–<올드보이>, 이우진
그는 만족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