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몰래 먹는 불량식품이 더 맛있다. 그리고 사랑도 불량한 사랑이 더 재밌다.

일본 최초의 불량배 순애 리얼리티 쇼 <불량연애>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회의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11인의 남녀가 2주간 함께 지내며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인데.
국내에서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방영 첫 주 한국 넷플릭스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화제에 힘입어 넷플릭스 재팬은 ‘시즌 2’ 제작 결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돋보기만 봐도 관련 콘텐츠가 넘쳐나는데. 소재가 꽤나 자극적인 탓에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출연자들 이력도 남다르다. 전직 폭주족 총장 출신은 물론, 유흥업소 근무 경력까지 있다.

시즌 1 첫 화는 인기 출연자 ‘츠짱’과 ‘밀크’의 싸움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이는데. 안전 요원의 제지 후 금세 화해한다.
여자 출연자들도 마찬가지. 서로 물잔에 든 얼음물을 뿌리며 싸운다.

데이트 중 주고받는 대화도 범상치 않다.
“혹시 체포돼 본 적 있어?” “보호 관찰소에 있다가 그 다음에는 소년원에 갔어.”
학벌, 재력 등 소위 말해 ‘육각형’을 고루 갖춘 한국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들과는 확연히 달랐다.이들의 거침 없는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순애’적인 면모 또한 주목할 만하다.

출연자들 모두 하나씩 아픈 과거를 안고 있는데. 일례로 ‘베이비’는 극빈 가정에서 자라 시설 생활을 경험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의지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그녀는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상대방 또한 서로의 상처를 알고 나서도 진심으로 끌리면 주저 없이 직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등 뒤에 이레즈미 문신이 가득한 ‘오토상’이 ‘니세이’에게 빠진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또한 묘한 울림을 줬다.

<불량연애> 기획자들은 이렇게 솔직한 연애를 보여주고 싶었음을 밝혔다.
사실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사랑을 쉽게 시작하지 않는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 데이트 앱으로만 만나고, 연애를 귀찮아하는 사람이 많다.
남들 시선도 그렇고, 눈치 보는 사회 분위기 탓도 있다.

그래서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강렬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사랑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던 것.
프로그램 취지 자체가 단순히 자극적인 연애를 보여주는 것만은 아니었다. 어찌보면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현 세태에 대한 반란이랄까.
한번 마음이 가면 직진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감정을 대리 체험하게 해줬다.

일각에서는 출연자들의 과거 폭력 행위를 보여주는 점에 대해 ‘범죄 미화’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긴 건 분명하다.
눈치 보고, 재고 따지기 급급한 한국 사회에서 <불량연애>는 화끈한 사랑을 보여줬다.
아픈 과거와 불완전함 속에서도 서로에게 진심을 보여주는 모습은 우리에게 사랑과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심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