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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지 그 너머의 고유한 언어가 존재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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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찾아왔다.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끝내고, 종강을 맞이했다. 직장인들은 남은 휴가를 다 써야 한다. 각 주마다 휴가 계획을 잘 세우면 멀리 떠날 수 있는 기회.

저 멀리 유럽을 가기에는 경비가 부담스럽고, 가깝지만 지진 때문에 일본 여행은 조금 멀리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답은 이곳이다.

한국인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휴양지, ‘제주도’.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제주인 만큼, 겨울 제주 여행은 ‘눈’호강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잠깐, 비행기표 끊으러 가기 전 소중한 제주 언어에 담긴 아픔을 느끼고 제주 땅을 밟아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될 것.

혼저옵서예, 폭싹 속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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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사용하는 말을 쓰면 여행의 농도는 더욱 짙어지는 법. 제주도는 한국이지만, 꽤나 다른 언어 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표준어와 비슷하지만 현지화되어 다르게 들리는 제주 방언과 육지 사람들은 공부 없이 알아듣기 힘든 언어를 동시에 사용한다. 이에 제주 방언은 사투리 그 이상의 ‘언어’인 ‘제주어’로 분류한다.

제주도는 삼국시대 ‘주호국’이라 불리며 본래 한반도와는 다른 독립된 국가로 추정된다. 이후 고려 시대 주호국은 탐라국이 되어 고려에 점령되었다. <삼국지>, <후한서>에 따르면 주호국은 한(韓)과 말이 다르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이를 통해 제주어가 독립된 언어였음을 알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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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주어는 위기에 처했다. 현대에 들어 제주어가 사라지기 시작한 발단은 제주 4.3 사건이었다. 아픈 역사가 제주도민에게 정치적인 문제가 있다는 억울한 이미지가 형성되어 차별을 당했다고. 이후 차별을 피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제주 방언을 사용하면 훈육했다. 그리고 지금은 현지화된 표준어가 제주 언어의 기준이 되었다.

제주 방언을 유창하게 쓰는 이들은 이미 80-90대 고령 인구가 되었고, 20-30대, 대부분 제주도민들이 표준 한국어와 큰 차이가 없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2011년, 제주어는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록되었다.

우리 언어는 우리가 지킨다

“폭싹 속았수다” ->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뭐랭하맨?” -> “뭐라고 하는 거야?”
“도라짱이냐?” -> “너 돌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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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사투리는 미디어를 통해 많이 나오는 반면, 제주 사투리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밈’으로 시작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2020년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김정자 할머니의 자막 없인 이해하기 힘든 인터뷰가 큰 화제를 모았다. 들리는 대로 적어둔 댓글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제주의 삶에도 집중하기 시작했다.

“밥 먹언?”, “뭐하맨?” 제주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젊은 층도 말을 줄인듯한 사투리는 자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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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환경에서 시작된 제주도의 해녀 문화, 제주의 아름다운 배경을 무기로 K-드라마의 저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보여줬다.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라고만 생각했던 제주 방언이기에, 사람들의 관심은 한줄기 빛이 되었다. 사람들은 제주도민들의 일상 대화를 궁금해하고, 이는 콘텐츠로 발전했다.

육지 사람들은 모르는 제주도 사투리로 웃음을 주는 유튜버 ‘뭐랭하맨’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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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년 살기’, ‘여행’, ‘아름다운 자연’ 등 한국에서 낭만하면 떠오르는 제주도기에, 뭐랭하맨이 전달하는 제주도만의 이야기는 ‘살고 싶다’, ‘제주도민들과 이야기해보고 싶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제주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아래아와 중세 어휘가 남아 있어 한국어의 원형을 보여주는 특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제주어에 생긴 작은 관심이 언어 연구와 보존에 시작점이 될 것. 제주 한 달 살기든, 여행가기든 뭐든 좋다. 머릿속 가득한 낭만을 현실에서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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