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실리카겔 김춘추의 얼터이고, 아니 김춘추 본연의 모습일지도 모르는 ‘놀이도감’.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안녕, 글로우업 매거진 여러분, 놀이도감의 김춘추다.
Q. 두 번째 선공개 싱글 [Hazard Course]가 공개되었다. 음악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A: ‘Hazard Course’는 3월 발매될 앨범 [TRUTHBUSTER]의 두 번째 선공개 곡으로, 내 경험 속의 이야기다. “삶의 무수한 선택들 앞에서, 선택을 위한 무수한 의견과 생각들이 어쩌면 함정과 난관을 더 만들어 내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 속에서 가사가 나왔다.
즉, 그냥 내 맘대로 하는 게 나았을 지도..라는 말인데… 그런 노래다. 제목은 [하프라이프]라는 게임의 튜토리얼 스테이지 이름에서 따왔다.

Q. ‘커리어’, ‘결혼’, ‘대학교 제적’까지. 김춘추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앞에 놓여 왔다. ‘Hazard Course’를 작업하면서 뭔가 느껴진 게 있나?
A: 제적에 대한 질문이 나올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는데, 생각해 보니 학교 직원분과 통화할 때 수화기 너머로 무척 긴장감 넘쳤던 선택의 순간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웃음)
작업하면서 느꼈다라기보단, 직접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선택들 중 다른 의견을 들었다가 후회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실패해도 나의 선택이었다.” 라는 점이 항상 중요했던 것 같다. 그 생각의 실마리로 작업된 곡이고, 작업하면서 좀 더 명확해진 것 같다.
Q. 이번 싱글 작업 중에 가장 고민했던 선택은 어떤 것이 있었나?
A: 아무래도 ‘mei(mei ehara)’와의 피처링이었다. 앨범에 수록될 곡들 중, 한 곡 정도는 다른 뮤지션 동료의 목소리를 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게 어떤 곡이 될진 정해지진 않았었지만. 그중에 좀 더 복합적인 인상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트랙이 ‘Hazard Course’였다. 성공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

Q. 활동을 시작했던 2019년 이후 약 7년 만에 피쳐링 아티스트와 함께했다. 목소리를 빌려준 mei ehara는 서로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A: mei와는 ‘2025 아시안팝페스티벌’의 백스테이지에서 처음 만났다. 원래부터 그녀의 음악과 보이스를 좋아했고, 한국에서 인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확신이 들었다.
처음 만나 인사하면서 그녀는, “놀이도감이 이전에 발매했던 ‘두고 온 우산’의 뮤직비디오를 봤었다.”, “두고 온 우산, Truthbuster MV 감독인 ‘Yuki’와 친구 사이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빠르게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 뒤 2025 후지록 페스티벌에서도 만났고.
데모를 보내준 뒤 함께 작업하자는 제안에 흔쾌히 승낙해 줬다. mei는 제작 기간 당시에 그녀의 새 앨범 ‘All About McGuffin’의 북미 투어를 진행 중이었는데, 바쁜 일정에도 좋은 가사와 노래를 보내준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싶다.

Q. 지금까지의 놀이도감 활동을 보면, 혼자를 고수해온 듯하다. 이번 곡에서 그녀와 함께 하기로 선택한 이유는?
A: 혼자 작업해왔던 이유는 단순하게도 그게 가장 정확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의견 조율 없이 그냥 내가 생각하는 플레이와 톤들을 담아서 내면 되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동료들의 색깔을 담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었다. mei뿐만 아니라 공연을 함께 만들어 왔던 연주자들과도 함께 이번 곡에는 봉제인간의 드러머 ‘전일준’과 색소포니스트 ‘김찬영’의 플루트 연주도 함께 담겨있다.
특히 mei와 함께한 이유라면, 비교적 복합적인 인상이 느껴지는 곡을 앨범에 담고 싶었다. 아무래도 보이스가 주는 인상이 가장 강력하니까 듀엣이 주는 인상이 앨범에서 독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여성 보컬의 보이스가 내 편곡에 묻어나는 밸런스를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다. 내가 낼 수 없는 음역과 톤들이 악기들의 정렬을 더 완벽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걸 이곡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보컬이 mei라고 생각했다.

Q. mei ehara 음악 중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A: Sad Driver. 원제는 [悲しい運転手].
Q. 함께 작업하면서 재밌었던 일화가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사적인 이야기면 더욱 좋다.
A: 작업물을 오가는 동안에는 특별한 일화라고 할만한 건 없었다. 처음에 데모 보컬을 보내줘서 내 프로젝트에 얹어서 들어봤을 때, 아 mei에게 부탁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웃트로의 허밍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줬는데, 그걸로 곡이 좀 더 화려해졌다. 처음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아서 굉장히 뿌듯했다.
사실 mei 와는 작업 이후로 더 많이 만났다. 지난 12월의 놀이도감 투어에서, 그리고 그 뒤 실리카겔의 투어 이후 일본에 좀 더 체류할 때 식사를 하면서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도쿄와 서울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뮤지션으로서, 서로가 가진 해외 활동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들, 씬에 대한 복잡한 시선들이 비슷하면서도 달라서 앞으로 더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Q.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협업을 기대해도 될까?
A: 완전히 혼자 작업한 시간은 충분히 가진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동료들과 함께 놀이도감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Q. ‘Hazard Course’에서 가장 잘 썼다 싶은 가사 한 줄이 있다면?
A: “There was something inside
The Obstacles I passed by
Well, I could move on
Would it feel right if you and I were together?
Is a steady step the best?
Just like…”
mei가 쓴 마지막 벌스인데, 기존의 내 가사와 짝을 이루면서, 곡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편곡적인 연출과도 잘 이어져서 만족스럽다.

Q. 수많은 선택에 놓일 청춘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한다.
A: 이런 곡을 낸 나도 완벽하지 않아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한마디 꺼내보자면, “내 선택에 나만큼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말에서 이어진 실패로 인한 원망보다는 제 발에 걸려 넘어져서 스스로 ‘젠장 아프다~’라고 생각하는 게 어쩌면 나에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